고은 시인, '최영미 성추행 폭로' 인정한 1심 판결에 항소

고은 시인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과 언론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은 시인은 변호인을 통해 지난달 28일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에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1심은 지난달 15일 최영미 시인이 폭로한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은 사실로 인정된다고 보고, 고은 시인이 최영미 시인과 박진성 시인, 언론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박진성 시인만 1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앞서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은 최영미 시인이 발표한 시 '괴물'에서 고은 시인을 암시하는 원로 문인의 과거 성추행 행적을 고발한 사실이 지난해 2월 알려지면서 불거졌습니다.

이후 최영미 시인은 직접 방송에 출연해 원로 시인의 성추행이 상습적이었다고 밝혔고,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는 해당 시인이 술집에서 바지 지퍼를 열고 신체 특정 부위를 만져달라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박진성 시인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최영미 시인의 말이 사실이라며 다른 성추행 의혹을 추가로 주장했습니다.

고은 시인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10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최영미 시인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폭로 내용을 사실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박진성 시인이 "2008년 한 술자리에서 고은 시인이 동석한 20대 여성을 상대로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한 내용은 당시 동석한 여성을 특정하지 못하는 점 등에 비춰 허위라고 봤습니다.

1심 판결 후 '고은 시인 명예회복 대책위'는 여론재판이라고 비판하고, "사실이 아닌 풍문만으로 고은 문학을 테러한 최영미 주장의 허구성이 2심에서 올곧게 바로잡아지길 기대한다"며 항소 의지를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