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일(7일)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초안을 공개합니다.
오늘(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내일 오후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초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정부가 이번 주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초안을 발표하고 이달 중 정부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방안은 해마다 최저임금을 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를 둬 결정구조를 이원화하는 게 핵심입니다.
전문가들로만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가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먼저 정하면 노·사 양측과 공익위원이 참여하는 결정위원회가 그 구간 안에서 최저임금을 의결하는 방식입니다.
정부는 결정위원회에 주요 노·사단체뿐 아니라 청년, 여성, 비정규직,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표도 포함할 방침입니다.
이재갑 장관이 공개할 초안에는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 위원 수, 추천 방식, 결정 기준 등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됩니다.
정부가 최저임금위원회에 구간설정위원회를 설치해 전문가들이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먼저 정하게 하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 폭을 둘러싼 논란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노·사 양측의 이해관계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전문가들이 최저임금 결정에 개입하도록 해 최저임금 결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한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각종 경제지표를 반영해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결정하게 됩니다. 노동부가 작년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대로 최저임금 인상에 '경제적 상황'을 반영하는 게 이를 통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로만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해서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이 잦아들지는 미지수입니다.
구간설정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도 노·사 양측의 추천을 받아 구성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이 노·사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 대립 구도가 재연될 가능성이 큽니다.
최저임금위원회도 노·사 위원의 대립 구도 속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이 제시한 최저임금을 채택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노동부는 노·사가 추천한 위원의 일부를 상호 배제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한편, 국회 등의 추천을 받은 위원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누가 추천되더라도 과거 이력과 성향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구간설정위원회 구성은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노·사 양측의 이해관계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집단이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먼저 정하는 것도 새로운 방식은 아닙니다. 최저임금위원회도 과거 노·사 합의를 촉진하기 위해 공익위원이 인상 구간을 제시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을 추진 중인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홍남기 부총리도 작년 12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정책 속도 조절의 일환으로 최저임금 결정구조가 개편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노동계는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대로 최저임금 결정구조가 개편될 경우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노동계의 입장이 반영될 여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지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오는 9일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워크숍을 열어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방안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