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이용해 본 승객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심야시간에 승차 거부를 당한 기억이 있을 테니까요. 특히 요즘은 카카오택시나 티맵택시가 활성화되면서, 택시가 숨어서 행선지를 보고 골라 태우는 게 일상화됐습니다.
서울시가 지난 9월까지 접수된 택시 불편 신고를 봤더니, 가장 많은 게 '불친절'과 '승차 거부', 그리고 '부당요금'이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영업용 택시가 아닌 자가용으로 사람을 실어나르는 '카풀'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건데, 택시업계는 대규모 파업까지 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지요.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택시기사의 수입이 열악한 건 알지만, 이와는 별도로 택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파업을 하니 도로 체증이 없어져서 오히려 좋다'는 댓글에, 파업을 하기 전에 서비스부터 좀 개선하라는 의견이 많거든요. 서울시가 지난 주말 '승차 거부 없는 택시'를 시범운영 하기도 했는데 오죽 승차 거부가 심하면 이런 캠페인까지 벌이게 됐을까요.
택시업계에 묻고 싶습니다. 카풀서비스가 없으면, 승차 거부가 없어질까요? 사납금에 시달리는 택시기사들의 처우가 나아질까요?
세계 많은 나라가 카풀과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공유경제는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택시업계는 '누구 때문에 죽는다.'가 아니라, 스스로 차별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동시에 이번 기회에 택시기사들의 생존권 대책도 마련해야 합니다. 카풀서비스의 이익을 택시도 공유하고 사납금 제도 대신 완전 월급제를 과감히 도입하도록 말이지요.
문득 영화 택시 운전사가 기억납니다. 임산부를 태워 병원으로 실어날랐던 기사님처럼, 시민에게 택시는 오랜 친구와 같습니다. 그 오랜 친구가 더 나아진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