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인명경시 정황…수습 한창인데 컨베이어벨트 돌려

【 앵커멘트 】
한국서부발전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던 협력업체 직원 김용균 씨가 사망한 사실을 알고도 1시간 넘게 컨베이어벨트를 가동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관계 당국이 현장을 보전하기 위해 내린 작업중지 명령을 어긴 건데, 사고 수습보다 발전소 가동이 더 중요했던 걸까요?
김민수 기자입니다.


【 기자 】
협력업체 직원 김용균 씨가 지난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시설점검을 하다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된 시점은 오전 3시 23분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뒤에 발전소 측은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에 신고했고,

현장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고용노동부는 오전 5시 37분 태안화력본부에 컨베이어벨트 가동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태안화력발전소는 오전 6시 32분부터 사고가 난 컨베이어벨트 인근의 다른 컨베이어벨트를 슬그머니 가동시켰습니다.

컨베이어벨트는 78분간 작동한 뒤에야 다시 멈췄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김 씨의 시신 수습에 한창이던 때였습니다.

서부발전은 정비를 마친 컨베이어벨트를 시운전 차원에서 가동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사고 수습보다 발전소 가동을 우선시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태안화력발전소는 노동부 신고 시각보다 20분 앞선 오전 4시 10분에 정비용역업체에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알려졌습니다.

동료직원들로부터 '4∼5일 교육받은 뒤 현장에 투입된다'는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안전상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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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