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다 숨진 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유족이 유품을 공개했는데요.
열악하기만 했던 김 씨의 작업 환경이 그대로 드러나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런데 태안화력발전소가 불과 두 달 전 안전검사에서 합격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부실한 안전검사가 사고의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현 기자입니다.
【 기자 】
말끔한 새 양복이 어색한 듯 수줍게 웃고 있는 고 김용균 씨.
지난 9월 생애 첫 직장에 출근하면서 집에서 찍은 모습입니다.
직원 대기실에서 발견된 김 씨의 유품인 컵라면과 과자는 빠듯한 작업 시간을 짐작게 합니다.
▶ 인터뷰 : 김미숙 / 고 김용균 씨 어머니(지난 14일)
- "안전장치도 없는 그런 곳에 내 아들을 그런 곳에 보냈다는 게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였던 김 씨의 죽음은 비용을 줄이다 보니 안전이 위협받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2년 전 현장 근무 인력 3명이 줄어 2인 1조가 안 돼 혼자 근무하게 됐고, 석탄 처리 업무는 재하청으로 이뤄졌습니다.
2년 전 구의역 사고 때 여야 의원들이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을 줄줄이 발의했지만, 처리된 법안은 한 건도 없습니다.
▶ 인터뷰 : 조성애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지난 14일)
- "여야가 정치공방 하느라고 한발 짝도 못 가고 있습니다. (정부 입법안으로 냈는데) 그냥 국회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난 작업장을 포함해 모든 컨베이어 벨트가 두 달 전 안전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아 부실검사 의혹도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편집: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