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군복무 당시 얼굴을 크게 다친 군인 남성에 대해 연금을 지급해야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당시 법상에는 여군에게만 해당하는 조항이었는데, 법원은 위헌적인 남녀차별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1989년 군복무 중이던 김 모 대위는, 훈련과정에서 얼굴을 크게 다치고 5년여 뒤 제대했습니다.
흉터가 남을 정도로 부상이 심했는데, 김 대위는 '공무 중 다친 군인에게 지급되는' 상이연금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 군인연금법상 얼굴 부상의 경우 여군만 보상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조항은 지난 2006년 성별에 상관없이 지급하도록 변경됐고, 김 씨는 지난해 국방부에 상이연금을 신청했습니다.
국방부는 "'흉터가 있으면 여성이 남성보다 입는 피해가 더 크다'는 사회적 인식이 있어 남성은 연금 대상이 아니었다"며, 당시 법을 적용해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김 씨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김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흉터 있는 여성이 남성보다 사회생활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없다"면서, 부상 당사자가 입는 정신적 고통은 성별과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얼굴에 생긴 흉터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법 개정 전과 후에 차이가 없다"면서 김 씨에게 연금을 지급하지 않는 건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설명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