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기사가 승객에게 인사 안하면 과징금 낸다고?

↑ 천안시는 지난달 12일부터 시내버스 전 노선의 운전기사를 대상으로 핸즈프리 착용과 승객 승차 시 인사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안녕하세요"
최근 고향인 충청남도 천안시를 찾은 직장인 최윤하 씨(26)는 시내버스를 탔다가 운전기사의 인사에 깜짝 놀랐다. 악명 높은 천안의 시내버스에서 친절한 인사는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예전에 버스를 탔는데 버스 기사가 '왜 정류장에서 손을 흔들지 않고 서 있었냐'며 크게 화를 낸 적이 있다"며 "천안에서는 정류장에서 손을 흔들어야 버스가 멈추는 등 상식 밖의 일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천안시는 관내 시내버스 업체 3곳에 공문을 보내 "승객에게 인사를 하지 않으면 버스회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시내버스 전 노선의 운전기사들은 핸즈프리 착용과 함께 승객 승차 시 인사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한 것. 이를 위반하면 1건당 12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천안시는 2주간의 계도기간 후 단속까지 시행하고 있다.
시내버스 기사가 인사를 안할 경우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조치에 대해서는 물론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불친절한 시내버스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처가 필요했다는게 천안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시내버스 운전사의 불친절 민원이 한 해 평균 450건 정도 접수될 정도로 많아 직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이를 근절하려면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과징금 부과 카드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내버스 불친절 관련 민원은 2015년 450건에서 2016년 484건으로 증가했다가 2017년 475건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많은 수다. 최근 3년간(2015년~2018년 6월) 접수된 버스 민원 1663건 중 '무정차 통과'가 538건(3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결행 317건(19%), 운행시간 미준수 170건(10%), 승하차 거부 147건(8%) 등 순이었다. 이 외에도 단축운행, 승하차 전 출발 등이 뒤를 이었다.
온라인에서도 천안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의 불친절에 대한 누리꾼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1위를 '천안 버스'가 차지하며 천안 버스의 불친절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 누리꾼의 트윗에 따르면 "천안 버스를 요약하면 '낡았음', '택시처럼 잡아야 함', '(요금이)비쌈', '난폭운전', '불친절'"이라고 한 트윗이 8000건 이상 리트윗되며 많은 공감을 샀다.
이밖에도 누리꾼들은 "사람이 많아서 뒷문으로 탔더니 내려서 앞문으로 다시 타라고 소리 질렀다", "어르신이 아직 앉지 못했는데도 출발해 위험천만하다" 등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디지털뉴스국 손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