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찰을 대폭 늘리겠다고 한 경찰의 방침에 대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여경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의견도 많지만, 남성에 비해 체력이 떨어지는 여경이 범죄자를 제압할 수 있을 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박자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밤중 주취자가 쓰러져있다는 신고를 받은 한 여경이 긴박하게 움직입니다.
10분도 안 돼 도착한 현장, 차가운 길바닥에서 잠든 남성에게 다가갑니다.
-"길바닥이에요, 길바닥. 박스 깔고 앉으셨네, 괜찮으세요?"
남성을 집으로 보냈지만 또다른 신고가 들어오고, 곧바로 다음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 인터뷰 : 백다현 / 서울 연신내지구대 경장
- "현장 경찰관이라면 남경이든 여경이든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게 가장 보람찬 일인 것 같습니다."
백 경장과 같은 여성경찰은 전체 경찰의 10% 정도인 1만여 명, 경찰은 여성경찰 수요 증가를 고려해 여경 비율을 2022년까지 15%로 늘릴 방침입니다.
▶ 스탠딩 : 박자은 / 기자
- "오는 하반기 채용될 여경은 전체 3천 명 중 750여 명입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배가 넘는 숫자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정폭력과 성범죄 등 여성 관련 범죄가 늘고 있는 만큼 여경 확대 채용은 시대적 흐름입니다.
▶ 인터뷰 : 김진우 / 서울 화곡동
- "성폭력도 여경이 공감을 해주고 할 수 있으니까 여경이 늘어나는 게 좋죠, 남자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텐데."
하지만 여경의 체력이 딸려 현장에서 범죄자를 제압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우려의 시선이 나옵니다.
여경 체력검사 기준을 놓고도 논란이 제기됩니다.
▶ 인터뷰 : 경찰 준비생(남성)
- "팔굽혀펴기 경우에 여경은 무릎을 대고 측정하거든요. 범인을 제압하더라도 덩치가 크거나 흥분한 상태에선 (남경) 한 두 명도 제압하기 힘든…."
▶ 인터뷰(☎) : 곽대경 /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실제로 일 잘하는 여경이 분명 있거든요. 지금보단 여러 가지 체력을 측정하는 부분을 상향 조정해서, 범인을 맞닥뜨렸을 때 제압할 수 있도록…."
여경 15% 확보라는 목표치에 급급하기보다는 체계적인 인력수급과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 jadooly93@mbn.co.kr ]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김근목VJ
영상편집 :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