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이 어는 추위 속에 청주 도심의 아파트단지에서 때아닌 애벌레떼가 출현해 주민들의 애를 먹이고 있습니다.
오늘(3일)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 일부 아파트단지에 송충이를 닮은 애벌레떼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화단을 중심으로 아파트 외벽과 인도 등에 십수 마리가 떼를 지어 기어 다니는 바람에 주민들은 기겁을 했습니다.
한 주민은 "온몸에 털이 나고, 혐오스럽게 생긴 애벌레가 곳곳에서 기어 다녀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아이들이 무섭다고 아우성이다"며 "여름에나 보던 애벌레가 왜 겨울 문턱에 극성인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 이 애벌레는 '미국흰불나방 유충'입니다.
1960년대 성장이 빠른 미국산 플라타너스를 대량으로 들여올 때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흰불나방은 유충 시기에 수종을 가리지 않고 잎맥만 남을 정도로 잎을 갉아먹는 해충입니다.
개체 수가 많을 때는 나무 한 그루의 잎을 먹어치우는 데 2∼3일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습격을 당한 나무는 광합성을 하지 못해 이듬해 고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 큰 유충은 크기는 3㎝에 달하고, 혐오스럽게 생겨 미관에도 좋지 않습니다.
사람의 몸에 닿으면 피부병이나 각막염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보통 유충 상태로는 5∼6월, 8∼9월 등 연 2차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출현 시기가 길어져 10월부터 11월 초까지 연 3차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
그러면서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동면 준비에 들어가 곧 사라질 것"이라며 "인체에 피해가 없도록 직접 접촉하지 않는 게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