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리는 박 전 대통령 추모제를 앞두고 구미시가 깊은 내홍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장세용 구미시장이 박 전 대통령 추모제에 불참하겠다고 밝히면서 보수단체가 강하게 반발하자 구미지역 진보단체는 환영의 뜻을 나타내는 등 보혁(保革) 갈등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직접 박 전 대통령 추모제에 참석하겠다고 밝혀 구미시장과 갈등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24일 구미시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보존회는 26일 구미 상모동 생가에서 '제39주기 추모제'를 개최한다. 박 전 대통령 추모제는 구미시장이 매년 한 해도 빠짐없이 관례적으로 참석해 초헌관(제례를 지낼 때 신위에 첫 술잔을 올리는 제관)을 맡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장 시장이 추모제와 탄신제(11월 14일) 모두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자유한국당 소속 구미시의원들과 보수성향의 시민, 보수단체 등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장미경 구미시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 22일 열린 구미시의회 임시회 자유발언에서 "박 대통령 추모제, 탄신제 불참선언은 특정 정파 수장으로서는 불참해도 되겠지만 다수 시민이 원하고 초청하는 행사라면 구미시장으로서는 꼭 참석해야 한다"며 "박정희 대통령 과거사 지우기에 앞장서고 있어 시민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보수단체들은 구미시청 정문에 '박정희 대통령 지우기'를 막아달라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장 시장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장 시장의 행보에 대해 진보성향 단체들은 특정 정파의 정치적 행사로 전락한 행사에 구미시장이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환영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구미참여연대는 "박정희 추모제는 순수한 추모 행사를 넘어서 박정희를 이념화하고 우상화하는 행사로 전락했다"며 "구미시장이 박정희 추모제, 탄생제에 제사장의 역할을 맡는 일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오는 26일 추모제에는 이철우 도지사가 참석해 초헌관을 맡을 예정이어서 두 단체장 간 미묘한 갈등 기류마저 흐르고 있다.
이 도지사는 최근 구미를 방문한 자리에서 "초헌관을 맡아 달라"는 박 전 대통령생가보존회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참석을 결정했다. 이 도지사는 또 다음달 14일 생가에서 열리는 박 전 대통령 탄신제에도 참석해 생일상을 주관할 예정이다.
구미에는 최근 '박정희 역사 지우
[구미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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