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만 항소한 경우 2심 재판부가 원심보다 무거운 형량을 선고할 수 없게 하는 '원심의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은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명령에도 적용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수강명령은 징역형·벌금형처럼 형벌은 아니지만 피고인에게는 불이익을 주기 때문에 추가로 선고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직 육군 대위 이모씨(30)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명령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명령은 형벌은 아니지만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따라서 피고인만 항소해 1심 형량을 그대로 선고하면서 수강명령을 병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2015년 10월 유격훈련 중 병사를 강제추행하고 군용물을 손괴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군사법원은 이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이 군인 강제추행 혐의에 적용한 형량인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그대로 선고하면서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추가로 명령했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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