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 이해가 안 가는 점은 불씨가 들어갔다고 해서 바로 폭발이 일어났다는 건데요.
기름탱크의 유증기를 밖으로 못 나오게 하는 장치만 있었더라면 불씨가 들어와도 바로 꺼졌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는 있는 장치거든요.
조창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사고가 난 대한송유관공사 고양저유소엔 14개 저장소에 약 7,730만 리터의 석유류가 저장돼 있습니다.
당연히 경계는 철저합니다.
▶ 스탠딩 : 조창훈 / 기자
- "국가기반시설인 국내 저유소들은 철조망을 치는 등 외부 침입을 철저히 막고 있지만, 하늘에서 날아온 풍등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증기 회수장치가 있었다면 이번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유증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았다면 애당초 잔디에 난 불이 저장소로 옮아붙지 않았을 거란 겁니다.
송유관공사 측은 유증기 회수장치 설치가 비용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입니다.
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7곳의 다른 저유소 역시 회수장치는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
- "그런 시설은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CCTV가 설치돼 있고 펜스가 돼 있고 안전표지판도 다 있는데 그거 대비해서 실익이 없는 거죠."
하지만, MBN 취재 결과 일본의 경우 유증기 회수장치 설치가 법으로 규정돼 있었고,
▶ 인터뷰(☎) : 일본석유기구 관계자
- "석유콤비나트 재해방지법이 있어서 설치하지 않으면 저장소 자체의 허가가 나지 않습니다."
미국의 한 대형 석유회사가 4달 만에 초기투자비용을 모두 회수했다는 미국 환경보호청의 연구결과도 있었습니다.
국내 저유소 화재 예방 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난 가운데 송유관공사의 안일한 인식에도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창훈입니다. [ chang@mbn.co.kr ]
영상취재 : 김 원,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