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메갈女인가" "몸무게 60킬로 넘어서 쿵쾅거릴 듯" 악플러, 알고보니 현역 의경

서울 소재 한 사립대에 재학중인 여성 A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평소 즐겨 이용하던 한 인터넷 카페의 다른 회원인 B씨가 자신에게 악플 세례를 쏟아 붓기 시작한 것이다. 모욕의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한 A씨는 B씨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신고했고 가해자 확인 과정에서 B씨의 신분이 현역 의경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의 안전과 치안유지에 힘써야 할 의경이 입에 담지 못할 말들로 되려 시민을 공격하고 있었던 셈이다.
지난달 23일 A씨가 길고양이 임시보호 문제에 대해 B씨와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 화근이었다.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했다고 여긴 B씨는 곧장 A씨에게 '거지새끼' '버러지마인드' 모욕적인 댓글을 퍼부었다. 카페에 다른 회원들이 B씨에게 '정도가 심하다'며 제지했지만 소용없었다. B씨는 자신의 첫 계정이 차단 당하자 새로운 계정을 만들면서까지 A씨에게 악플을 남기는 집요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자신의 과격한 행동을 지적하는 A씨에게 "메갈·워마드 쿵쾅거리는 것 같다" "기본으로 몸무게 60킬로 찍을 것 같다"는 등 여성비하, 성차별적 언사도 서슴지 않았다. 더 이상 모욕을 참을 수 없다고 판단한 A씨는 지난달 25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B씨의 악플을 신고했고 같은 날 사이버안전국으로부터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현재 이 사건은 관할 경찰서로 이관됐다.
A씨가 특히 경악한 점은 B씨의 신분이 현역 의경이라는 점이다. B씨가 경기도 소재 C경찰서에서 근무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을 토대로 해당 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A씨는 B씨가 현재 일경으로 근무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B씨는 A씨가 자신을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뒤늦게 A씨에게 ’내 장래희망이 경찰이다' '사과하고 싶다' '신고를 취하해 줄 수 없겠냐' 등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합의할 뜻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김희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