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법원 기밀자료를 반출하고 파기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재소환했습니다.
유 전 연구관은 문건 파기에 대해 검찰의 요구로 확약서를 썼을 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굳은 표정의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검찰청사에 들어섭니다.
지난 9일에 이어 사흘 만입니다.
유 전 연구관은 2017년 대법원 판결문 초고 등 기밀자료를 반출한 뒤 3차례 영장이 기각되는 과정에 해당 문건을 파쇄해 증거인멸 논란을 부른 당사자입니다.
게다가 1차 소환 당시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확약서까지 쓴 것으로 드러났는데,
유 전 연구관은 검사 요구로 쓴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유해용 /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 "형사소송법상 작성할 의무가 없는데 검사가 장시간에 걸쳐서 확약서 작성을 요구했기 때문에 제가 어쩔 수 없이 작성하게 됐습니다."
또 자신의 사무실에 대한 영장심사가 이뤄지는 동안 현직 판사들에게 구명 이메일을 보낸 건 지인들에게 억울한 처지를 알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의혹 문건이 대법원 재판을 총괄 검토하는 유 전 연구관에게 전달돼 실제 재판에 영향을 미쳤는지 집중 추궁하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를 없애는 건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례를 유 전 연구관이 이용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