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참가자 촬영' 가까스로 합헌…헌법재판관 과반 "위헌"

【 앵커멘트 】
경찰이 불법 집회 참가자들의 증거 수집을 위해 근거리에서 촬영한 것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걸까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내려졌는데, 재판관 9명 중 5명은 경찰의 이런 촬영행위가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위헌정족수 6명에 미치지 못해 가까스로 합헌 결정이 나왔습니다.
유호정 기자입니다.


【 기자 】
집회 현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경찰들.

폭력 등 불법 행위가 일어났을 때 현장을 증거로 남기는 이른바 '채증'을 하는 모습입니다.

로스쿨 재학생 김 모 씨 등은 2014년 8월 세월호 집회에서 경찰이 집회참가자를 촬영한 행위가 "초상권 및 집회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 소원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재판관 9명 중 5명은 경찰의 이런 촬영행위가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위헌정족수 6명에 미치지 못해 합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다수 의견 5명의 재판관은 "여러 대의 카메라로 근거리에서 얼굴을 촬영하는 것은 집회참가자에 심리적 위축을 가하는 부당한 방법"이라고 봤습니다.

반면 재판관 4명은 "채증은 범인 검거에 효과적인 수단인 데다 촬영 중에 불법 행위자가 아닌 일반 참가자가 찍히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증거 수집을 위한 촬영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다수 재판관이 위헌 의견을 내놓은 만큼 향후 집회현장에서 경찰의 촬영 행위에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유호정입니다.[uhojung@mbn.co.kr]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