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매입과 리모델링에 400여억원을 쏟아부은 광주 남구청사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부진한 임대사업 책임 소재를 두고 남구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대립각을 세우는 와중에 상권 활성화 기대만 믿고 입점한 상인들은 적자에 허덕이며 짐을 싸고 있습니다.
오늘(5일) 남구는 캠코가 사업비를 조달한 청사위탁개발 전반에 대해 지난달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남구는 캠코가 투자한 청사개발 비용을 임대사업 수익으로 회수하지 못하면 상환 책임이 어느 쪽이 있는지를 가려달라는 것이 감사 청구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운광장 인근에 자리한 남구 신청사는 공유재산 위탁개발을 통해 2013년 4월 개청했습니다.
공유재산 위탁개발은 지자체가 소유한 토지나 건물을 캠코가 투자해 신축 또는 리모델링해 상가 임대수익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남구는 지금 청사인 옛 화니백화점 건물을 2011년 5월 105억원에 사들였고, 300억원에 달하는 리모델링 비용을 부담한 캠코는 향후 22년간 임대사업 수익으로 투자금을 환수하기로 했습니다.
청사는 지상 9층에 지하 6층 규모입니다.
공공청사로 사용하는 공간을 제외하고 지하 1층∼지상 3층에 유통업체 '메가 아웃렛'이, 지상 4층에는 가구백화점이 입점했습니다.
하지만 백운광장 상권 활성화라는 기대와 달리 떨어지는 접근성 탓에 손님들이 모여들지 않았고, 점포들이 잇달아 철수하면서 현재 상가 공실률은 70%에 달합니다.
남구청사 임대사업 부진은 개발 초기부터 예상됐던 일입니다.
개청 첫해 비싼 임대료와 경기 침체 탓에 상가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고, 임대율은 9.3%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4년까지도 40% 수준에 머물렀던 남구청사 임대율은 메가 아웃렛과 입점 계약을 맺은 지난해 들어 100%를 달성했습니다.
캠코는 지금 상황에서 임대사업 위수탁 계약을 연장하더라도 투자금 환수는 어렵다고 보고 올해 6월 남구에 리모델링 비용 상환검토 공문을 보냈습니다.
캠코가 예상한 투자 손실액은 282억원입니다. 캠코는 임대사업으로 회수하지 못하는 이 돈을 남구가 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남구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과 당시 계약 조건에 따라 청사 임대사업에 따른 모든 권한과 책임이 캠코에 있다며 공공감사 청구로 대응했습니다.
또 향후 벌어질 소송에 대비해 법률 자문도 마친 상태입니다.
그사이 상권 활성화 약속만 믿고 청사에 입점한 상인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갔습니다.
경영
남구 관계자는 "캠코가 '건물주'라는 이유만으로 남구에 책임을 묻고 있는데 계약 조건이나 현행법과도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캠코 역시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상인과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