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땅 꺼짐' 지반 안정"…대우건설 "책임 인정"

지난달 31일 대규모 땅 꺼짐 사고가 일어난 서울 금천구 가산동 공사현장 근처 지반이 안정적인 상태로 파악돼 구청이 주민들에게 귀가해도 좋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어제(2일) 금천구는 오후 주민설명회를 열어 "계측기 측정값을 분석한 결과 이상 징후를 확인하지 못했고, (아파트) 건물이 안전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지반도 안정화돼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에 의해 확인돼 자택으로 입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천구는 5일까지 임시 복구 작업을 끝낼 예정이며 복구가 끝난 뒤에도 주민의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원하는 주민에게는 숙박시설을 이용하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한국지반공학회에 의뢰해 10월 말까지 정밀 안전진단을 할 예정이며 진단을 끝낸 뒤에도 계측을 계속해 주민 불안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금천구는 사고가 일어난 지난달 31일부터 국토교통부, 서울시와 합동으로 전문 자문단을 구성했고, 땅이 꺼진 곳 주변 아파트 3개 동에 각각 계측기 3대씩을 설치해 건물 상태를 조사했습니다.

이 밖에도 시추기를 이용해 지반을 조사하고 아파트에 지표 침하계를 설치해 조사한 결과 지반 침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금천구는 설명했습니다.

사고 현장 바로 옆에 신축 중인 오피스텔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사고 책임을 인정하면서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사과문에서 대우건설은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복구와 피해 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금천구는 사고가 벌어진 현장의 공사를 일단 중단하되 복구 작업만 진행하고, 공사를 재개할지는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온 뒤 주민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입니다.

일부 주민은 구청의 설명을 듣고 아파트로 귀가했으나 일부는 구청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일부는 해당 현장의 공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하는 등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이 아파트 주민 박 모씨는 구청 측이 설명회 과정에서 질문 개수를 5건으로 제한하자 "주민이 궁금한 것을 대답해줘야 설명회지, 하고 싶은 말만 해 놓고 설명회라고 할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설명회가 끝난 뒤에도 계속 질문이 이어졌고, 금천구 건축과장과 홍보팀장이 답변 도중 현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31일 오전 4시 38분께 가산동 한 아파트 인근 공사장과 도로 주변 땅이 가로 30ｍ, 세로 10ｍ, 깊이 6ｍ 규모로 함몰됐습니다.

이 사고로 아파트 주민 20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공사장 축대가 무너졌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도 내려앉아 차량 4대가 견인됐습니다.

문제의 공사장은 지하 3층·지상 30층 규모 오피스텔 건설 공사가 올해 1월부터 진행 중인 곳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