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51)가 '드루킹' 김동원 씨(49·구속기소) 등의 네이버 댓글 조작에 관여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로 17일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3시간동안 김 지사의 영장심사를 진행했다. 김 지사는 오후 1시 41분에 영장심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법정에서) 성실하게 소명했다"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킹크랩(댓글 조작 프로그램)을 못 봤다는 입장은 그대로인가'라는 질문에는 "판결로 분별해 달라"고 답했다. 이후 김 지사는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밤늦게까지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이날 허익범 특별검사팀 측에선 최득신 특검보(52·사법연수원 25기)와 이선혁 부장검사(50·31기), 이춘 부부장검사(45·33기)가 영장심사에 참석했다. 김 지사 변호인으론 유해용(52·19기) 허치림(50·33기) 문상식(46·33기) 오영중(49·39기) 변호사가 영장심사 법정에 나왔다. 이날 법원 앞은 김 지사의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 등으로 북적였다. 파란색 바람개비를 든 지지자들은 '정치특검 각성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특검 수사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반면 보수단체 회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김경수를 구속해야 한다"고 외쳤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지사는 2016년 12월 초부터 올해 2월 초까지 김씨 일당이 수만 개 기사에 달린 댓글 백만여 건을 조작하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김씨 사무실인 느릅나무출판사에서 '킹크랩' 시연을 본 뒤 사실상 댓글 조작을 허락하고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6일과 9일 김 지사를 상대로 소환조사를 벌였다. 당시 특검팀은 그동안 확보한 물증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김 지사에게 댓글 조작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등을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킹크랩은 모른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편 김 지사는 지난 9일 조사를 받기 전에 취재진에게 "(김씨에게)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안한 적 없다"고 말했지만 조사에선 "'도두형 변호사(61)를 센다이 총영사로 추천할 수 있다'는 청와대 입장을 김씨에게 전했을 수 있다"며 기존 주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특검팀은 혐의를 확신하고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굳혔다고 한다.
한편 특검팀은 송인배 대통령 정무비서관(50)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을 오는 25일 수사기간 종료 이후 검찰에 인계할 방침이다. 송 비서관은 충북 충주 시그너스컨트리클럽으로부터 5년간 급여 명목으로 약 3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송 비서관과 경공모 회원들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금융거래 내역을 추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면 송 비서관의 실제 근무 여부가 수사와 형사처벌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시그너스 측이 제출했다는 급여 내역 등을 제외하고는 송 비서관이 실제 근무했다는 주장의 근거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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