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차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여성시위 현장에 민갑룡 경찰청장이 예고 없이 방문한 것을 두고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시위 이후 6일 오후 2시까지 민 청장의 시위 현장 방문을 질타하는 글이 7건 게재됐다.
4일 집회에 참가한 여성들은 경찰의 편파 수사와 불법 촬영의 약한 처벌 수위를 비판하면서 불법촬영 규제 법안 시행, 여경 비율 90% 확대, 여성 검찰총장·경찰청장 임명 등 법과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여성 대상 성범죄를 규탄하기 위한 시위로 이전 집회와 동일하게 남성 참여를 철저히 배제했다.
이에 대해 청원자들은 민 청장이 시위 당일 종로경찰서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시위 현장을 40여분 간 둘러보면서 경찰 관계자에게 지시한 내용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중 '존경하는 민갑룡 경찰청장님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청원에는 1300여명이 동의를 표했다.
해당 청원글 게시자는 "불법촬영 사건 편파 수사를 규탄하며 개최된 광화문 시위에서 경찰청장님이 보여주신 모습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우려스러운 점이 있어 이 글을 쓰게 됐다"며 청원의 취지를 설명했다.
우선 청원자는 민 청장이 시위 현장 인근 지역에 페미니즘을 비난하는 유인물이 부착된 것을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원자는 "특정 사상과 표현을 담은 표현물만 지칭해 제거하도록 지시한 이유와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싶다"며 "최근 남녀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민감안 사안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경찰 조직의 수장이 어느 한쪽 만을 옹호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지시를 했다"고 비판했다.
민 청장이 시위대 보호를 위해 얼음팩 보급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원자는 "앞으로 (민 청장의) 임기 중에 이뤄질 모든 대규모 집회에 비슷한 종류의 지시를 하겠느냐"며 "자발적 시위에 대한 대책은 각자가 세우
이어 "(현장에 배치된) 의경들은 자신들을 '한국 남자'라는 이유로 조롱하고 비난하는 시위대의 안전을 위해 고생했다"며 "폭염 대비책은 (시위대보다) 부하 의경들에게 먼저 신경써달라"고 요구했다.
[박대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