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반려견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해수욕장과 계곡을 비롯한 피서지에 반려견 동반출입 시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반려인과 비 반려인 간의 시선이 크게 엇갈린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 휴가철을 맞이해 반려동물 동반출입 해수욕장을 두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사진 = pixabay] |
거제 와현해수욕장을 비롯한 몇 몇 해수욕장은 백사장을 포함해 반려견 출입을 완전히 금지하고 있으며 양양 광진해수욕장(멍비치)과 태안 꽃지해수욕장 등은 반려견과 동반 입수가 가능하다. 안목해변과 제주 협재해수욕장은 백사장까지만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 같은 운영방식을 둘러싸고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온도차가 극명하다.
5년째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애견인 우 모씨(24)는 "휴가철에 반려견을 집에 두고 가기 불안해 함께 데리고 휴가를 떠나고 싶다"며 "최근 늘어나는 휴가철 유기견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견주와 반려견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견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팻트립'을 하는 반려인이 많아졌지만 이와 관련된 시설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반면 동물보다 사람을 먼저 배려해야 한다며 반려동물의 입장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직장인 유 모씨(33)는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에 굳이 반려견을 동반 입장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며 "오물을 치우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고 입마개 착용법을 지키는 견주도 거의 없는데 어떻게 관리를 잘 한다는 말을 믿을 수 있겠나"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해수욕장 인근 식당이나 샤워장 등 위생에 민감한 곳에 대한 반대 측의 불만은 더욱 거세다. 털이 날릴 수도 있고 분비물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또 동물을 데리고 사람이 있는 시설에 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공포스러울 수 있다는 걸 배려하지 않는 처사라는 것.
팽팽한 의견차를 바라보는 해수욕장을 담당하는 지자체들은 곤란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강원도 한 해수욕장 관리자는 "법적 규제가 마땅히 없다 보니 억지로 반려견을 데리고 들어오려는 사람들이나 무조건 반려견을 내보내라는 사람들 사이에서 민원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며 "지자체나 해수욕장 별로 보다 명확한 규정이 있어야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 찬반 입장의 공존을 위해 보다 명확한 법적인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사진 = pixabay] |
강숙영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동반출입 관련 상품의 니즈는 충족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해수욕장 같은 경우에는 팻존(Pet zone)을 분리하는 등 찬반 모두의 공존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가 많이 찾는 해수욕장의 공간적 특성 때문에 안전보장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으면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사고에 대한 책임소재 등 제도를 법적으로 명확히 한 뒤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채민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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