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8월 1일 뉴스초점-음주운전 사고 처벌은 역주행?

영동고속도로를 역주행한 외제 차량은 맞은편 차들이 경적을 울려도 피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 받았고 뒷자석에 탄 승객은 그 자리에서 사망, 택시운전사는 중태에 빠졌죠. 당시 사고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76%, 만취 상태였습니다.

경찰 역시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가해 운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예상 밖이었죠. '가해자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영장을 기각한 겁니다. 치료를 받은 가해자는 경찰 조사를 받은 후, 무슨 일인지 또 다시 병원에 입원해 앞으로 수 개월 간 더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법원에 제출했거든요. 법원은 또 이걸 받아들였고요.

피해자가 숨지고 두 가정을 풍비박산 났는데도 구속이 되지 않자, 법원이 사건을 너무 가볍게 판단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의 구속영장 발부 조건은 증거인멸·도주우려·주거부정 이렇게 3가지거든요. 다시 말해서, 가해자의 죄질을 따지는 게 아니라 구속영장 발부 요건에 드는지만 보는 겁니다.

이러는 사이 음주운전 사고 재범률은 몇 년 째 40%대로 고공행진 중. 처벌도 솜방망이에 그쳐서 음주운전으로 중상을 입히거나 사람을 숨지게 해도 열에 일곱인 71%는 집행유예로 끝입니다. 2년 전, 경기 양평군에서 일어난 '아우디 역주행' 사고 때도 한 명이 숨지고 한 명이 크게 다쳤는데도 20대 가해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대로 풀려났었습니다.

반면 일본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면 15년 이하의 징역, 미국 워싱턴 주는 1급 살인죄에 적용돼 징역 50년을 선고할 정도로 엄격합니다. 브라질 같은 중남미지역에서도 음주사고는 무조건 살인죄로 준하여 처벌합니다.

피해자가 숨져도 구속시키질 않고 살인을 그저 과실이라는 단어로 포장한다면, 과연 법이란 게 존재할 이유가 있을까요. 오늘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또 다시 등장했습니다. 법관의 기준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법 기준을 마련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뉴스초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