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70·사법연수원 2기)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치에 반대하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상대로 통합진보당 사건을 빌미로 한 회유책을 검토했던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민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당시 법원행정처가 민변의 조직 현황과 의사결정 방식, 주요 동향을 면밀히 사찰하고, 민변 대응에 대해 강·온 형태로 세부 방안을 마련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강한 대응책으로 사법위원장에 대한 회유, 통진당 사건을 통한 거래, 보수변호사단체를 통한 압박 등을 검토했다"며 "약한 대응책으로는 진보 진영 내 상고법원에 관한 다양한 이견을 조직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했고, 특히 민변 의사결정기구에서 상고법원에 관한 견해 변경을 최대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고법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최원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국회 토론회를 지원하겠다'는 내용과 민변에 대한 채널로 문병호 전 국민의당 의원을 거론한 사실도 적혀 있었다"고 했다.
또 "오늘 확인한 자료 중 메모 형태로 적혀있는 비공식 파일에는 '블랙리스트'라는 제목 아래 민변 소속 변호사 7명 이름이 언급돼 있었다"며 "'블랙리스트로 널리 퍼트려야 한다'는 글귀도 그 아래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7명 중에는 송 사무총장을 비롯해 정연순·장주영 전 민변 회장, 성창익 변호사 등이 포함됐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간가량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46·34기)을 비롯해 김준우(39·변호사시험 2회)·최용근(36·변시 1회) 민변 사무차장 등 3명을 불러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받은 피해 여부 등을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상고법원 입법 추진 관련 민변 대응전략 △통진당 행정소송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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