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인하대에 조원태 사장 편입 및 학위 취소 요구…조양호 이사장은 임원 승인 취소

교육부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1998년 인하대에 편입할 당시 부정한 방법이 있었다고 결론짓고 인하대에 조 사장의 편입과 졸업을 모두 취소할 것을 통보했다. 또 학교법인의 회계 운영과 집행과정에 부정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조양호 정석인하학원 이사장(한진그룹 회장)의 임원 승인을 취소키로 했다. 하지만 인하대측은 “부당한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11일 교육부는 지난달 인하대에 대한 편입학 및 회계운영 관련 사안조사 결과 조 사장이 편입할 당시 법령과 학칙 등을 토대로 경영학과 3학년에 편입할 자격이 없는데도 학교가 편입을 승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당시 모집요강에 의하면 전문대학 졸업자 또는 1998년 2월 졸업예정자에 한해 지원이 가능했는데 조 사장은 3학기만 이수해 편입 자격이 안됐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또 2003년 졸업할 당시 학칙상 학사학위 조건인 총 취득학점 140점 이상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 조사결과 조 사장은 인하대에서 120학점만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는 1998년 당시에도 같은 의혹을 조사해 당시 총장 등 9명의 문책을 요구했지만 인하대는 문책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학교법인의 회계운영 및 집행과정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법인은 89건의 부속병원 결재대상 업무 중 55건(61.8%)을 이사장이 결재토록 규정을 제정해 학사 부당 간여가 가능토록 했다. 또 2012~2018년 법인 빌딩의 청소·경비 용역을 이사장 특수관계인이 운영하는 그룹 계열사 업체와 수의계약(31억원)을 맺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게 병원 1층 커피점을 저가로 빌려줘 임대료 보증금 5800만원을 손해보게 한 사실도 확인됐다. 교육부는 인하대에서 총 7건의 회계관련 문제가 있다고 파악하고 조 이사장의 임원 취임 승인 취소와 더불어 전직 총장 2명, 전·현 의료원장과 병원장 3명의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인하대는 즉각 "교육부의 인하대에 대한 징계 및 수사의뢰는 과도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학교는 조 사장 편입학 취소 요청에 대해 "이미 20년 전에 진행된 1998년 교육부 감사 결과를 뒤 집은 것으로 일사부재리 원칙에 반하는 부당한 처사"라며 불수용 의사를 분명히했다. 조 이사장을 해임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과 관련해서도 "학교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하거나, 학사 운영에 부당하게 간여했을 때만 임원 취임 승인 취소가 가능한데 교육부가 발표한 사유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인천 = 지홍구 기자 / 조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