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해순이 김광석과 딸 살해" 주장 이상호 기자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송치

가수 고(故) 김광석 씨 아내 서해순 씨가 남편과 딸을 살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상호 기자를 경찰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서씨가 이 기자와 영화 '김광석'을 제작한 영화사 대표, 제작이사 등 3명을 형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서씨 측이 이 기자와 김광석 씨의 친형 김광복 씨 등을 명예훼손과 무고 등 혐의로 고소하면서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 기자는 자신이 제작한 영화와 기자회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씨를 '김광석 죽인 살인범이 활보', '김광석 변사사건 핵심 혐의자' 등으로 칭하는 등 서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았다. 또 서씨가 폐렴에 걸린 딸 서연 양을 숨지게 방치했고 강압으로 김씨의 저작권을 시댁에서 빼앗았으며 임신 9개월 된 영아를 살해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경찰은 서씨가 김씨를 살해했다는 주장에 대해 변사기록, 부검감정서, 사망진단서 등 김씨 사망 당시 경찰 수사기록과 부검의, 119 구급대원 등 사건 관련자 34명에 대한 수사를 종합한 결과 허위라고 판단했다. 또 서연 양 사망 방치, 강압을 통한 저작권 확보, 영아 살해 등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지었다.
경찰은 "김씨의 사망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가 높았던 만큼 의문을 제기할 수는 있으나 이 기자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자료 없이 단정적인 표현으로 서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는 서씨를 '악마' '최순실' 등으로 지칭해 모욕죄 혐의도 받았다. 경찰은 "모욕죄는 명예훼손과 법조경합 관계에 있어 명예훼손이 성립되면 따로 모욕죄로 처벌받지 않는다"면서 "서씨 측이 이 기자를 모욕죄로 따로 고소했고 경찰에서는 모욕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명예훼손과 같이 검찰에 송치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김광복 씨에게는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김씨가 영화 제작 과정에서 민감한 자료를 제공하는 데에도 소극적으로 임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서 씨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박대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