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대북공작금으로 빌린 호텔서 꽃배달·조식 서비스 주문…검찰, 호텔 회신 내역 공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대북공작 예산으로 서울 시내 한 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을 빌리고, 꽃 배달과 식사 등 호텔 서비스를 이용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 심리로 열린 최종흡 전 국정원 3차장과 김승연 전 대북공작국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 혐의 재판에서 이 같은 정황이 담긴 자료들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날 공개한 해당 호텔 답변 자료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2012년 8월 11일 토요일 4만원 상당의 부식을 요청했다. 또 같은 해 9월 20일과 11월 30일 해당 객실에서 10만원 상당의 꽃배달 서비스를 요청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에 대해 "토요일에 국정원장이 공무 수행 목적으로 호텔 룸에서 아침 식사를 한다는 것이 상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앞서 수사 과정에서 원 전 원장 시절 국정원이 서울 시내 한 호텔 스위트룸을 장기간 빌린 사실을 확인했다. 또 그는 2013년 3월 퇴임 이후에도 해당 호텔 객실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처럼 업무와 관계없는 데 대북공작금 28억여원을 유용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로 원 전 원장을 추가 기소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조사에서 "공적 목적으로 사용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감사를 담당했던 국정원 직원 A씨는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실제 원 전 원장이 매일 (호텔에) 간 것으로 파악해 그런 (사적 이용) 결론을 내렸다"고 증언했다. 또 "수행 직원 이야기로는 (해당 호텔에) 자주 가신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