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부하 여군과 부적절한 관계 맺은 장교, 해임 정당"

부하 여군과 불륜 사실이 드러나 해임된 육군 장교들이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육군 여단장인 임 모 전 대령(51)과 작전참모 문 모 전 소령(41)이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부하 군인과의 불륜 행위는 민사상 불법행위일 뿐 아니라 엄정한 군의 기강과 규율을 흐트러뜨린다"고 밝혔다. 이어 "군의 임무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고, 부대원의 사기를 저하할 수 있어 엄정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임 전 대령은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여군 이 모 하사(26)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같은 부대에 근무하던 문 전 소령도 같은 기간에 여군 김 모 하사(27)와 불륜을 저질렀다.
이에 육군은 성군기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두 장교를 파면했다가 해임 처분으로 감경했다. 하지만 부하 여군들에 대해선 별도의 징계처분을 하지 않았다. 해임된 두 장교는 "불륜만으로 해임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은 원고들만의 책임이 아닌데도 육군은 부하 여군들에 대해선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며 두 장교에 대한 해임 처분이 지나치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부하와 불륜 관계를 가짐으로써 지휘관으로 임무를 위반하고, 지휘체계와 군기를 무너뜨린 점에서 비위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