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원서까지 제출한 내연녀 무참히 살해

자신을 죽이려고 차에 불을 질렀던 내연남을 용서했던 40대가 결국 그 남성에게 살해당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 씨(51)를 검거했다고 11일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9시 38분께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 앞에서 내연녀 B 씨(47)의 목 부위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토대로 차를 타고 범행 현장을 빠져나가는 A 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지명수배를 내려 추적했다. A 씨는 경북 경주까지 달아났다가 사건 발생 3시간여 만인 11시50분께 경주 모 휴게소 앞에서 검거됐다.
B 씨는 내연남 A 씨의 집착과 폭력성 때문에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올해 1월 18일까지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신변 보호를 받던 중인 12월 22일 A 씨가 B 씨를 죽이겠다며 B 씨의 차에 불을 질러 구속됐다. B씨는 A씨가 구속되면서 신변위협이 없어지자 보호 해지를 요청했다.
방화죄로 구속된 이후 B 씨가 A 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A 씨가 집행유예로 출소했고 지난 2월부터 함께 동거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4월에 두 사람이 다툰 뒤 B 씨가 연락을 끊자 A 씨가 이후부터 문자와 전화 연락을 하며 집착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잠깐 만나자고 해서 B씨가 나갔는데 참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