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강서 크레인 사고' 현장소장·크레인 기사에 유죄

지난해 서울 강서구의 한 건물 철거 현장에서 다수의 사상자를 낸 크레인 사고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크레인 기사, 현장소장 등 관계자 3명에게 법원이 모두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단독 김병철 판사는 5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크레인 기사 강모(41)씨에게 금고 1년 3개월을, 철거업체 현장소장 김모(41)씨에게 금고 1년 8개월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시공사 현장총괄소장 전모(57)씨에게도 금고 10개월 판결을 내렸습니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교정시설에 수용되지만, 노역을 강제하지 않는 점이 다릅니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들은 버스 승하차를 기다리다 영문도 모른 채 변을 당했고 날벼락 같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생명은 어떠한 보상을 줘도 되돌릴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어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사고 원인을 다른 이에게 방점을 줘서 말했다"며 "평범한 시민의 일상이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지켜줘야 하는 게 사법부의 역할"이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법원에 따르면 강씨 등은 지난해 12월 28일 강서구 등촌동의 한 건물 철거현장에서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크레인이 넘어져 버스를 덮치는 사고를 낸 혐의를 받습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1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습니다.

경찰 수사에서 이들은 콘크리트 부자재가 쌓인 약한 지반에 이동식 크레인을 설치해 철거 작업을 했으며, 구청 심의를 받은 공법대로 작업하지 않고 사고 전날 공법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공법 변경은 김씨가 제안하고 소장인 전씨가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경찰은 이들이 철거 공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법을 변경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