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 서울 광진구 상상놀이터 어린이집에서 박윤정(45)교사가 놀이도구를 이용활 만1세반 영유아들을 돌보고 있다. 아직 옹알이를 하는 수준인 아이들은 하나같이 박 교사를 '엄마'라고 불렀다. <사진=한주형 기자> |
지난달 26일 기자가 '1일 보육교사 체험'을 하기 위해 찾은 서울 광진구 상상놀이터 어린이집. 0~2세 영유아들 위주인 가정어린이집인 이곳에는 CC(폐쇄회로)TV가 거실과 3개의 방에 두 개씩 설치돼있었다. 박정묘 원장은 "하나는 법적 의무인 '60일 영상기록 저장'이 가능한 카메라이고 다른 하나는 부모들에게 실시간 영상을 전송해주는 CCTV"라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개원 초기 사비 400만원을 들여 실시간 영상 전송용 카메라를 설치했다"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휴대폰으로 언제든지 아이의 상황을 지켜볼 수 있어 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곳 외에도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도 10년간의 보육교사 일을 해온 박윤정 교사(45)는 '가장 힘든 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민간 어린이집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교사는 "최근 몇년간 어린이집 사건·사고가 민간 어린이집 위주로 일어나다보니 아무래도 주변분들의 시선이 예전같지 않다"며 "하루는 아이들을 데리고 야외 현장학습을 가는데 어르신 한 분이 아이들한테 '너희 선생님은 안 때리니?'라고 물어보시는 분도 계셨다"고 호소했다.
↑ 본지 연규욱 기자가 지난달 26일 서울 광진구 상상놀이터 어린이집에서 한 아이과 공놀이를 하며 1일보육교사 체험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생활하는 모습은 모두 실시간 영상으로 학부모들에게 전송된다. <사진=한주형 기자> |
보육의 질이 높다보니 학부모들의 신뢰는 두터웠다. 이곳 어린이집 소속 영유아 19명 중 절반 이상은 형제·자매가 이곳 출신이거나 함께 다니고 있는 아이들이었다.
둘째 출산을 꺼려했던 부모들도 이곳 어린이집에 제공하는 보육서비스에 만족해 둘째를 계획하게 됐다는 어머니도 있었다. 만1세반 이지아양의 어머니 박빛나리(29)씨는 "아이 키우는 게 너무 힘들어 둘째는 절대로 갖지않을 계획이었는데, 지아를 이곳에 맡기고 난 후에는 생각이 달라져 최근 지아 동생을 임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씨는 "처음엔 민간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기가 꺼려졌는데, 언제 어디서든 아이가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으니 굉장히 안심이 된다"고 말햇다. 박 원장은 "십수 년간 보육교사 일을 해오면서 느낀 건 우수한 보육서비스가 출산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보육교사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고민은 이곳도 예외가 아니었다. 박 원장은 "초과근무수당을 줄 형편이 되지 못해 최대한 보유교사들의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려고 한다"며 "그러나 학부모들이 일정한 시간에 아이를 맡기고 찾아가는 게 아니라 그마저도 어려워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그나마 정부에서 보조교사에 대한 인건비 지원이 나와 교사들이 숨통을 틜 수 있다"며 "하루 4시간으로 한정돼있는 보조교사 인건비 지원이 두시간만이라도 늘어나면 더욱 좋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이 받는 보수에 비해 근로 강도는 매우 높게 느껴졌다. 기자가 하루 종일 보육교사들과 아이를 돌본 결과 화장실 한번 마음 편하게 가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일하게 벽에 몸을 기대어 쉴 수 있는 낮잠(1~3시) 시간에도 잠을 청하지 못하는 아이, 도중애 깨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점심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교사들이 많았다. 17년 경력의 박윤정 교사는 "오랜 기간 보육교사 일을 하다보니 물을 적게 먹어 하루에 한번만 화장실을 가는 생활에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윤정 교사는 "0~2세 아이들은 우리들을 '엄마'라고 부른다. '신이 항상 옆에 같이할 수 없기에 엄마라는 존재를 옆에다 둔다'라는 말도 있지 않나"며 "그럴 때마다의 뿌듯함이 지난 17년간 차곡차곡 쌓이다보니 아무리 힘들어도 다른 일을 찾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처음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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