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오물더미 속에 신음하던 50대 남성이 구조됐습니다.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었던 환경이었지만, 세상을 등졌던 이 남성은 수년 동안 문을 걸어 잠근 채 지내왔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집안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쓰레기가 빼곡합니다.
살림살이는 여기저기 뒹굴고 있고, 곳곳에 오물이 가득한 방안에 침대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수도는 고장났고 끼니를 때운 흔적은 라면 봉지가 전부입니다.
치워도 치워도 넘쳐나는 쓰레기, 이런 곳에서 50대 박 모 씨가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이웃 주민
- "냄새가 나서 (코를) 막고 숨을 안 쉬고 지나갔어요. 너무 지독했어요. 혹시나 냄새 나니까 뭔 일 없을까 이런 생각도 했는데 택배가 오니까 살아 있다는 걸 (눈치 챘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어느 정도 치웠다지만 코를 찌르는 냄새는 여전합니다. 도무지 사람이 살았다는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박 씨는 정신질환과 영양실조 등 상태가 심각했지만, 다행히 회복 중입니다.
▶ 인터뷰 : 김명식 / 광주 서부경찰서 금호지구대장
- "사업 실패도 하고 가족들하고 단절된 상태에서 연락도 안 하고 상당한 시간 동안 고립돼 살았던 것 같아요."
이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주민센터 직원과 경찰관이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또, 박 씨가 다시 삶의 끈을 잡을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화면제공 : 광주 서부경찰서, 광주 서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