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한 동료 가족에 생활비까지..완전범죄 꿈꾼 환경미화원

↑ 이중생활 한 환경미화원 CCTV/사진=MBN

↑ 이중생활 한 환경미화원 CCTV/사진=MBN

15년 지기 동료를 살해하고 시신을 소각한 환경미화원이 동료가 죽지 않은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이중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해 4월 동료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소각한 환경미화원 50살 A 씨는 범행 직후 경기도 한 병원의 도장이 찍힌 진단서를 위조했습니다.

병명은 허리디스크. A 씨는 숨진 동료 59살 B씨 이름이 적힌 휴직계와 진단서를 팩스로 구청에 제출했고 진단서가 첨부된 휴직계를 받은 구청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A 씨는 피해자 가족도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B씨 휴대전화로 딸들에게 '아빠는 잘 있다. 생활비는 있니?'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메시지를 받은 B 씨 딸들은 아버지가 동료 손에 살해된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A씨는 B씨 딸들이 의심하지 못하도록 한 번에 60만원씩 3차례에 걸쳐 생활비를 보냈고 대학교 등록금도 기간에 맞춰 입금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B 씨의 휴대전화로 전화가 걸려오면 목소리를 변조해 전화를 받기까지 해 가족과 지인 누구도 B 씨가 살해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B 씨 카드를 수시로 쓰다가 꼬리가 잡혔습니다.

경찰은 A씨 원룸을 압수수색해 B씨 신분증과 위조 진단서, 혈흔이 묻은 가방 등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A 씨는 "B 씨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잡아뗐으나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기 전 모든 사실을 실토했습니다.

A 씨는 "B 씨가 술자리에서 내 가발을 잡아당기고 욕설해 홧김에 목을 졸랐다"고 자백했습니다.

경찰은 살인과 시신유기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시신 훼손 여부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라고 지난 19일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이미 소각장에서 처리돼 시신 훼손 여부는 밝히기 어려워 보인다"며 "A씨는 홧김에 범행했다고 진술하지만, 범행 뒤에 B씨 카드로 6천만원가량 사용했고 생전에도 8천만원가량 빌린 사실이 확인돼 금전 관계에 의한 범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