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잠못드는 밤…빛 공해 방지법 외면하는 지자체

【 앵커멘트 】
집밖 조명이 너무 밝아 잠들지 못하는 분들 있을 겁니다.
빛 공해가 사회 문제로 되면서 관련 법까지 만들어졌는데, 지자체들의 외면 속에 법이 사실상 사문화됐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어둠이 내리자 하나, 둘 불이 켜지기 시작합니다.

사방에서 내뿜는 조명은 도심을 대낮처럼 환하게 밝힙니다.

▶ 인터뷰 : 오피스텔 거주자
- "눈에 빛이 자꾸 들어오니까 잠을 깨게 되고 잠을 많이 설치게 되는 경우가…."

광고판의 강한 불빛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합니다.

▶ 인터뷰 : 택시운전사
- "바로 쳐다볼 때 신호등하고 겹쳐서 방해가 많이 되죠."

과도한 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수면장애는 물론 심각한 질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장지용 / 가정의학과 교수
- "창 밖에서 들어오는 미세한 가로등 불빛, 수치상으로 5럭스 정도의 불빛만 있어도 사람이 수면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거지 주변의 조도가 10럭스를 넘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빛 공해방지법이 만들어졌습니다.

문제는 지자체들입니다.

법이 효력을 미치려면 빛 공해가 심한 곳을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놔야 하는데, 17개 시도 중 서울과 인천, 광주 말고는 이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경남 창원시 관계자
- "아직은 법령이 완벽하게 정비가 안 돼 있거든요.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별로 없습니다."

기껏 법은 만들어놨지만 지자체들의 무관심 속에 오늘도 잠못드는 밤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