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팩(엔진+변속기) 성능 결함 등으로 양산이 지연되어온 K2 전차 2차 사업이 국산 엔진과 외국산 변속기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결정됐다. 국산변속기 개발 사업에 참여한 S&T중공업은 사실상 사업에 손을 떼게 되면서 실현 불가능한 국방규격으로 인한 문제라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7일 열린 제109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K2 전차 2차 양산 사업에 수입 변속기를 적용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K2 전차 2차 사업 106대에 적용되는 변속기는 독일제를 장착해 전력화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방위사업청은 "1차 양산과 달리 2차 양산에서는 국산 파워팩을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국산 변속기에서 계속해서 결함이 발생해 전력화가 지연되고 있다"며 "K2전차 2차 양산의 파워팩은 국산 엔진과 외국산 변속기로 구성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전력화하는 것으로 심의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S&T중공업은 즉각 반박했다. 회사측은 8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 결정에 대해 "지난 2016년 1월부터 시행된 6차례의 내구도 시험을 충족하지 못한 것은 국방규격의 제정과정에서 발생한 오류가 결정적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국산변속기는 10년에 걸친 개발 및 시험평가 과정에서는 '내구도 결함 없이 320시간 내구도 시험을 수행'의 내구도 시험평가 기준에 따라 통합평가를 통과하고 군사용적합 판정까지 받았으나 2014년 12월 제정된 양산 국방규격은 '320시간 내구도 시험을 수행하였을 때 결함이 없을 것'으로 바뀌면서 문제가 불거졌다는 것이다.
또 지난 2016년 11월에는 관련기관과 업체가 현재 국방규격의 불합리한 문제 인식을 기초로 결함의 분류를 통한 연속시험 또는 재시험을 주요 내용으로 한 'K2전차 국산 변속기 내구도 시험 수행방안'을 새로이 제정하면서 현행 국방규격을 변경 적용키로 합의한 이후 내구도 시험 과정에서 관련기관이 일방적으로 폐기한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S&T중공업 관계자는 "개발단계서 허용된 고장항목이 삭제되면서 기계공학상 실현 불가능한 요구가 양산단계에서 내구도 검사 기준으로 바뀌었다"며 "내구도 재검사를 거부한게 아니라 방사청과 회사가 내구도 변경에 합의한 기준을 적용해 줄 것을 요청한
한편 S&T중공업은 이번 K2전차 변속기의 수입 결정으로 양산 중인 원자재, 부품 등 약 1000억원의 손실을 예상했다. 이에 따라 S&T중공업은 긴급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임원, 팀장 연봉 자진 반납과 근로자 휴직 등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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