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현직 부정합격자 최소 50명…구제 방안은?
지방공공기관·유관기관 합하면 더 늘 듯…"검찰 수사 거쳐야 피해자 규모 특정 가능"
채용 기록 보존이 '관건'…피해자가 다른 직장 재직 중이면 구제 복잡
손해배상 청구소송 가능성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비리 피해자가 특정되면 원칙적으로 구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억울한 탈락자가 어떻게 처리될지 주목됩니다.
정부는 29일 수사 결과 채용비리로 인해 최종합격자가 뒤바뀐 것으로 확인되면 피해자가 특정되는 경우 원칙적으로 구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부정합격자도 퇴출한다는 원칙을 감안하면 정부는 억울하게 탈락한 이들에게 늦게라도 취업 기회를 부여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으로 채용비리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회복하려면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채용비리로 인해 부정합격자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억울한 탈락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 등으로 확인돼야 합니다.
아울러 능력대로 전형을 했을 경우 채용됐어야 할 지원자가 누구인지를 확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려면 문제를 일으킨 공공기관이 전형과 관련된 기록을 제대로 보관하고 있어야 억울한 탈락자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에 특정인을 뽑기로 작정하고 형식적인 전형을 진행해 나머지 지원자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 누가 합격권에 있었는지가 명확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억울한 탈락자가 확인되고 입사 기회가 주어진다면 늦게나마 잘못된 채용을 바로잡을 수 있지만 이런 사례가 얼마나 될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다른 직장에 재직 중이라면 뒤늦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점검은 과거 5년간 채용을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억울하게 탈락한 지원자가 이미 다른 직장에 다니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억울하게 탈락했다가 취업 준비 기간을 추가로 소비한 후 다른 직장에 재직 중이라면 '잃어버린 시간'을 어떻게 보상할지 문제도 생깁니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공공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이번 사태가 줄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수사 의뢰한 사안들과 관련된 부정합격자 중 현직 직원은 50명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비슷한 규모의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피해 상황은 검찰 수사 등을 거쳐 구체화할 것
공공기관, 지방 공공기관, 기타 공직 유관기관을 모두 합하면 채용비리 특별점검에서 적발된 건수는 4천788건입니다.
이 가운데 억울한 탈락자가 발생한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피해자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피해자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검찰 수사를 거쳐 특정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