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참사 불과 한달여 만에 또 밀양…불만 나면 대형 인명피해

밀양 병원·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모두 다중이용시설서 발생
이용자 대피로 익숙지 않아 화재 피해 노출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또다시 대형 화재에 따른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달 21일의 제천 화재참사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발생한 병원 화재로 사망자가 31명에 달하는 등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오면서 다중이용시설 화재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 7시 32분께 밀양 세종병원에서 불이나 현재까지 사망 31명, 중경상 70여명 등의 인명피해가 나 제천화재의 피해 규모를 웃돌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오전 9시 29분께 불길을 잡았으나 이번 화재로 인해 사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명피해는 6층짜리 병원 1∼2층과 5층에서 많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큰불이 나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불이 난 건물에는 비상구가 폐쇄되거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인명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방당국도 화재 진압 시 사우나가 있던 2층으로 곧바로 진입하지 못하면서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달 20일 새벽에는 서울 종로구 한 여관에서도 방화로 불이 나 5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대형 인명피해가 난 곳은 모두 평소 여러 사람이 오가는 다중이용시설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중이용시설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데다 내부가 복잡하기 때문에 화재 같은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이용객들이 대피로를 제때 찾지 못해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과거에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날 발생한 화재는 몸이 장기요양이 필요한 사람 등 아픈 환자들이 많은 병원에서 나면서 대피에 어려움을 겪으며 피해가 커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 소방전문가는 "불이 나면 피난이 가장 어려운 곳이 병원"이라면서 "보통 시설의 피난 성능을 평가할 때 장애인 등 피난약자가 많은 병원이나 유치원이 (평가가) 낮다. 병원은 침대차를 옮겨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08년 병원 허가를 받은 세종병원은 장기요양 입원환자가 있는 요양병원으로, 일반환자 진료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