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비리` 건축가 이창하 씨, 2심서 징역 3년으로 감형

대우조선해양 비리와 관련해 177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축가 이창하 씨(62·구속기소)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2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및 배임증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대우조선과 (자신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디에스온에 손해를 입힌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디에스온 자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고 그 과정에서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에게 부정청탁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범행 일부에 대해 반성 중이고 디에스온이 사실상 이씨의 1인 회사이며 회사 손해 일부가 회복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2008년부터 5년간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옥을 논현동에 위치한 본인 소유 디에스온 건물에 입주시켜 시세의 두 배가 넘는 임차료를 지급하게 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에 97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유죄를 선고한 원심과 달리 2심 재판부는 "대우조선이 이씨 소유 건물에 입주한 것은 이씨와 대우조선 임원들의 의사결정을 통해 이뤄졌고 합리적 경영 판단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며 배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이씨는 2010~2012년 대우조선 오만 법인 고문으로 있으면서 오만 선상호텔 공사를 맡은 디에스온에 36억여원의 불필요한 추가 대금을 지급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2심은 이 중에서 11억 8000만원만 유죄를 인정했다. 이어 남 전 사장에게 "사업 편의를 봐달라"며 백화점 상품권과 시계를 제공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했다.
앞서 1심은 "대우조선과 오만 법인의 신뢰를 배반하고 거액의 손해를 입혔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