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도와 달리 가상화폐에 강남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뼈 빠지게 일해서 받는 월급보다 투자 한방에 버는 돈이 훨씬 많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일까요.
전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20대 회사원 한나경 씨는 요새 뜻밖의 우울함을 겪고 있습니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모일 때마다 하는 가상화폐 이야기에 소외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남들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열심히 일만 한 자신이 초라해진 느낌을 받습니다.
▶ 인터뷰 : 한나경 / 회사원
- "일을 하고 벌고 있는데, 제가 일을 하는 게 너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서…. "
40-50대 장년층 역시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이 연일 상승세이고, 강남 아파트가 1년 새 수억 원이 뛴다는 소식에 점점 자신감이 사라집니다.
▶ 인터뷰 : 김상천 / 문예 평론가(주택 미구입자)
- "부동산 투자해서 상당히 돈을 벌었다는 소식이 들리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나는 뭔가 이런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하는데…."
뒤늦게라도 가상화폐나 아파트 투자에 나서볼까 고민도 해보지만, 그나마 마련한 돈을 날릴까 두렵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사실 기본적으로 이게 돈을 많이 번 사람도 있고 돈을 많이 잃은 사람도 있고 그만큼 이게 불안정한 그런 거였다고 하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고요…."
갑작스런 투기 광풍에 정작 땀을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초라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취재 : 문진웅·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