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규칙적으로 변을 보는 사람이 변비 환자일 가능성이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매일 배변을 하는 것보다 얼마나 정상적인 배변을 했느냐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의학교과서에서는 ▲일주일에 두번 이하로 변을 보는 경우 ▲배변시 네번 중 한번 이상 배에 과도하게 힘을 주는 경우 ▲네번 중 한번 이상 변이 덩어리지거나 단단한 경우 ▲네번 중 한번 이상 항문이 막혔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 ▲배변을 이해 수(手)조작이 필요한 경우 등의 증상 중 두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변비로 진단할 수 있다고 정의한다.
변비의 주범은 생활습관에서 비롯한 경우가 많다. 가볍게는 채소나 과일 같은 섬유질이나 수분 섭취 부족부터 정신적인 스트레스, 변을 과도하게 참는 습관이나 운동 부족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마약성 진통제나 제산제, 항경련제 혹은 철분제제 등의 약물 복용도 배변시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외에 질병으로 인해 2차적으로 변비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중년 이후 갑자기 발생하거나 변비와 배변출혈이 동반되거나 약물치료나 비약물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장을 자극해서 배변을 유도한다는 약물이나 환, 차, 알로에 같은 식품이 처음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 섭취한다면 장근신경총에 손상을 입혀 대장무력증을 유발해 변비를 더 악화시킨다. 따라서 변비의 일차적인 치료로는 충분한 양의 섬유질과 수분 섭취, 올바른 배변습관 등 생활습관 교정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화장실에 갈 때 신문이나 책을 들고 가서 한참 뒤에야 화장실을 떠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습관은 독서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변비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배변 시간은 5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배변을 참는 습관도 변비를 키우는 지름길이다. 변의를 참으면 전보다 더 높은 압력이 장에 가해져야 배변 욕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변비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는 식이섬유 섭취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 식이섬유질은 소화액에 의해서 분해되지 않아 대변의 양과 무게를 증가시키고, 이와 더불어 대장의 연동 운동을 활발하게 해 대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켜 수분 흡수를 감소시켜 변이 단단해지는 것을 막는다.
식이섬유는 정제되지 않은 곡류에 더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흰 쌀밥보다는 잡곡밥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버섯, 미나리, 부추, 고사리 같은 나물과 상추, 샐러리, 오이, 당근과 같은 채소 섭취를 늘리고 매끼 서로 다른 세 가지 이상의 채소 섭취를 권한다. 과일은 충분히 섭취하되 껍질째 먹는 것이 식이섬유의 섭취에 도움이 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관계자는 "올바른 배변습관과 충분한 식이섬유의 섭취만으로는 변비가 좋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충분한 수분이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라며 "수분이 부족한 채 식이섬유질 섭취가 갑자기 증가하면 복부 팽만감이나 불쾌감이 심해지고 변비가 더 악화될 수 있으니 적어도 하루에 10잔(2ℓ)의 물을 마시고하고 일주일에 4회 이상(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변비 치료에 효과
또한 "이 외에 주치의와 상의해 적절한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변비약은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너무 강한 약물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강하지 않은 것을 선택해서 점차적으로 줄여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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