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을 작성하고 좌파 연예인의 방송 퇴출 공작을 벌인 혐의(국가정보원법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진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혐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주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국장 측 변호인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열린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박 전 국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보편적 복지·반값 등록금 문건과 관련해 (국정원 정보관들에게) 직접 지시한 부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미화씨 등 좌파 연예인 퇴출은 광우병 사태 이후인 2009년부터 추진돼 왔고, 피고인이 2010년 부임하기 전에 이미 김 씨의 퇴출은 확정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보수단체 지원금 수십억원을 요구한 혐의에 대해서도 "청와대에서 추진한 기존 사업을 이어서 한 것으로 국익정보국장으로서 해당 사업을 주관한 건 사실이지만 주도한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다만 "이 사건이 피고인이 국익정보국장 지위에 있을 당시 있었다는 점에서 깊은 반성과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전 국장은 앞서 구속기소된 신승균 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과 함께 박원순 시장 제압 문건 등 야권 정치인에 대한 공작을 이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14일 구속 기소됐다. 그는 방송사에 연예인 김미화씨의 프로그램 하차를 요구하는 등 정부
재판부는 이날 준비절차를 종결하고 24일 오후 2시10분 첫 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다음 기일에는 서류증거조사와 변호인 측의 의견진술 절차가 진행된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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