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양, 숨지기 전날 발로 차이고 밟혔다

고준희양(5)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구속된 친부 고모씨(37)와 고씨 동거녀 이모씨(36)에게 살인혐의가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5일 전라북도 전주덕진경찰서는 고씨와 이씨에 대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사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6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씨 동거녀의 친모 김모씨(61·구속)에 대해서는 사체유기와 위계에 의한 공무 집행 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친모와 함께 생활하다 지난해 1월 25일 친부와 동거녀 집으로 거처를 옮겨 양육된 고양은 잦은 폭행에 행복할 날이 없었다. 장애를 가졌지만 밥을 잘 먹지 않고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습 폭행이 이어졌다. 4월 초에는 친부 고씨가 고양의 발목을 발로 수차례 밟아 거동하기 힘든 상황이 됐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양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4월 25일 폭행이 결정적이었다.경찰은 "지난해 4월 25일께 친부 고씨와 동거녀 이씨가 고양의 등을 발로 차고 밟는 등 폭행했으며 이로 인해 고양의 호흡이 불안정해 지고 의식을 잃는 상황이 반복됐고, 다음날 오전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차에 태우는 과정에서 고양이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고양은 늦은밤에도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해 그 충격으로 갈비뼈가 부러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고씨와 이씨 모두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상대를 지목해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경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죄는 살인에 준하는 법정형이 가능하다"면서 "검찰 수사 과정, 법원 재판 과정에서 그 부분에 대한 부분이 명확히 가려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고씨와 이씨, 이씨 어머니 김씨에게 사체유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공동으로 적용했다.
고씨와 김씨는 고양이 숨지자 4월 27일 오전 2시께 고씨 조부모 묘가 있는 군산시 내초동 야산에 고양의 시신을 암매장했다. 고양이 생존한 것 처럼 꾸미기 위해 이틀 뒤 경남 하동으로 가족여행을 떠나고, 고양 생일날 미역국을 만들어 지인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매월 군청에서 주는 양육수당을 받고, 고양이 사용하는 물건을 김씨 집에 두는 등 사건을 철저히 은폐했다.
경찰은 이들의 거짓 신고에 따라 실종경보를 발령하고 수색 인력 3000여명을 투입하는 등 행정력을 낭비해야 했다.
[박진주 기자 /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