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사이 쓸모없는 물건을 교환하는 색다른 문화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 생뚱맞은 선물을 받은 후기가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2016년 달력, 짚신, 인공 잔디, 닭 사료 등 선물로 받은 물건들을 공개했다. 그중 한 누리꾼이 지인으로부터 받았다는 보도블록 사진은 트위터에서 2만2000건이 넘게 공유되며 큰 반응을 끌어냈다.
독특한 후기가 잇달아 올라오는 이유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쓸모없는 선물 교환식' 때문이다. '쓸모없는 선물' '쓸데없는 선물 교환하기' 등 인스타그램에 관련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3일 기준 1000건이 넘는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쓸모없는 선물 교환식은 지인들끼리 필요 없는 물건을 주고받는 일종의 놀이 문화다. 지난해 12월 한 트위터 이용자가 지인의 취향이 아닌 별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선물하면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상대방이 좋아하지 않는 이모티콘을 선물로 준다는 사실이 누리꾼들의 흥미를 유발한 것이다. 해당 트윗이 화제가 되자 온라인상에는 쓸모없는 이모티콘을 주고받은 후기가 속속 올라왔다.
메신저상에서만 이뤄지던 놀이 문화가 현실로도 이어졌다. 연말과 새해 등 특별한 날을 맞이해 가족·친구 등이 모인 자리에서 말 그대로 '쓸모없는 선물'을 교환한 것.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친구에게 개껌을 사준다거나 자동차가 없는 형에게 차 번호판을 선물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나름의 규칙도 있다. 1만원 이하, 5000원 이상 등 지인들끼리 정한 선물 비용의 상하한선에 맞춰 의미 없는 물건을 골라야 한다. 선물 교환식이 끝난 후에는 가장 쓸모없는 물건을 구매한 사람을 1등으로 선정한다.
선물을 구매하는 대신 손수 만드는 경우도 있다. 한 누리꾼은 "어제 쓸모없는 선물로 내 친구가 제작한 (랩퍼) 스윙스 포토북을 받았다"며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자칫 의가 상할 수 있는 놀이지만 참여하는 이들도 불편한 기색 대신 유쾌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동기에게 유행이 지난 메신저 이모티콘을 선물한 대학생 A씨는 "생일날 (의미 없는 선물을) 주고받는다면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연말이나 새해 같은 날에는 오히려 특별한 추억이 되는 것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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