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만 안마사 허용` 네 번째 재판도 `합헌`…헌재 "생존권 보장 위해 불가피"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허용하고 안마시술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의료법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지난 2008년 첫 판단 이후 네 번째 합헌 결정이다.
헌재는 자격없이 안마시술소를 개설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된 A씨가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낸 의료법 제82조 제1항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심판대상 조항인 의료법 82조 1항과 3항, 87조 1항은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부여하고, 안마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안마시술소를 개설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해당 자격조항은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고 직업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일반 국민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나, (안마사는) 시각장애인의 거의 유일한 직업으로 생존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또 비시각장애인의 안마시술소 개설을 금지한 조항에 대해서는 "상대적 약자인 시각장애인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 당하거나 저임금에 시달리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안마시술소 등 개설 및 운영의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A씨는 안마사 자격 없이 안마시술소를 개설해 운영한 혐의로 지난 2015년 기소됐다. 그는 재판을 받던 중 법원에 "해당 조항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2월 이를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앞서 헌재는 2008년 10월과 2010년 7월, 2013년 6월에도 안마사 자격을 시각장애인에게만 부여하는 제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2013년 6월에는 비시각장애인의 안마시술소 금지 규정도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