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계좌이체 직후 메일로 전송…평가원장 직인까지 감쪽같아
대부분 재수 허락·자기 과시용 구입…공문서위조로 큰코다칠 수도
가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통지표가 버젓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단돈 1만원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직인까지 찍힌 성적표를 만드는 게 가능했습니다.
24일 인터넷 중고거래 카페와 중고거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보면 수능이나 모의고사 성적표 양식을 판매한다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문화상품권을 쓸 수 있도록 해주는 핀번호를 보내주면 중·고등학교 성적표 양식을 보내준다는 블로그도 있습니다.
실제 거래해보니 판매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연락하고 계좌이체로 돈을 보낸 뒤 한글파일(.hwp)로 된 성적표 양식을 메일로 전송받는 데까지 불과 10분밖에 안 걸렸습니다.
양식 가격은 판매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파일당 1만∼3만원이었습니다. 기자는 수능 성적표 양식을 1만원, 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표 양식은 3만원에 살 수 있었습니다.
구매한 양식으로 만든 가짜 수능 성적표는 꼼꼼히 뜯어보지 않으면 실제 성적표와 구별하기 어려웠습니다. 교육과정평가원 로고와 원장 직인은 실제와 같은 자리에 이미지 파일로 삽입돼 있었고 깨알 같은 글씨로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에 대한 설명을 적어 놓은 것도 실제와 같았습니다.
학력평가 성적표는 가짜와 진짜를 분간할 수 없었습니다.
가짜 수능 성적표는 교육과정평가원장 직인 부분이 미묘하게 어색해 가짜일 수 있다는 의심이 조금이라도 가능했지만, 직인이 찍히지 않는 학력평가 성적표는 그런 부분이 전혀 없었습니다.
가짜 성적표 거래는 대부분 부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능이나 모의고사에서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지만 일정 수준 이상 성적을 받았다고 부모를 속여 재수를 허락받는 용도로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과시용으로 가짜 성적표를 만드는 때도 있습니다.
수능 성적표 위조를 쉽게 생각했다가 큰코다칠 수 있습니다. 공문서위조와 공문서위조행사죄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2015년 서울대에 가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