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분식회계` 신일산업 회장 등 경영진 징역형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재무제표까지 허위로 작성한 가전제품 생산업체 신일산업 경영진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문성호 판사는 업무상 횡령·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신일산업 김 모 회장(63)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과 공모한 부회장 송 모 씨(68)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과 사회봉사 160시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또 함께 기소된 재무회계 이사 이모(50)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80시간을, 부사장 오모(57) 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각각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010년 1월 회사의 신주인수권 450만 주를 매입하면서 부회장 송 씨 등에게 회사 자금 1억1천250만 원을 자신의 은행 계좌로 송금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 회장과 송 씨는 2008년∼2010년도 사업 보고서에 포함된 재무제표를 매출채권이나 선급금 등을 수십억 원 부풀려 작성해 공시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돈을 장기간 반납하지 않고 있다가 수사가 본격화한 2015년 9월에야 변제했다"며 "송 씨 등이 하는 분식회계에 대해 큰 틀에서 보고받고 사전에 용인한 것으로 보는 게 상당(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김 회장 측은 회사 돈을 추후 갚을 생각이었으며 분식회계를 공모하거나 가담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2004년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분식회계를 주도적으로 실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횡령으로 기소된 금액 전액을 변제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나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