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4600억짜리 평택미군기지 입찰비리` SK건설 압수수색

SK건설이 2008년 평택 주한미군기지(캠프 험프리) 공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미군 측에 뒷돈을 건넨 혐의 등에 대해 검찰이 1일 SK건설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부(부장검사 이용일)는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 수십명을 보내 서울 종로구 SK건설 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평택 주한미군기지 건설 사업과 관련된 문건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료 등을 확보한 뒤 분석을 마치는 대로 SK건설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SK건설이 평택 주한미군기지 공사 입찰 당시 군 영관급 장교 출신인 이모씨가 운영하는 하청업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해 발주 업무에 관여한 주한미군 산하 육군 공병단 소속 N씨에게 32억 원가량의 뒷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N씨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육군 공병단 극동지구 계약 담당자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8일 이씨를 구속했다. 이 과정에서 "SK건설로부터 받은 자금을 N씨에게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수사할 단서가 여러 개 나왔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2105년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진행하던 수사와 관련이 있다. 당시 경찰은 SK건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했지만, 핵심 수사 대상인 N씨가 해외로 도피하면서 이 사건을 기소중지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N씨는 지난 9월 미국에서 검거돼 뇌물수수 등 혐의로 현지에서 기소됐다. AP통신은 지난 9월 27일 "한국 기업에 주한미군기지 이전 공사 일부를 넘겨주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챙긴 N씨가 하와이에서 체포돼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SK건설은 2008년 미국 육군 공병단 극동지구가 발주한 232만㎡ 규모의 평택 기지 부지 조성 및 도로, 상하수도, 전기 등 기반 시설 구축 공사를 4600억 원에 단독 수주했다. 이를 통해 SK건설이 거둔 이익은 최소 2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박인혜 기자 / 송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