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찰` 혐의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영장심사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50·사법연수원 22기)이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4·18기) 등 공직자와 민간인을 상대로 벌인 불법사찰에 관여한 혐의(국정원법 위반)로 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최 전 차장의 영장심사를 했다. 최 전 차장은 법원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불법 사찰에 관여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영장 심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한 뒤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최 전 차장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됐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지난달 29일 최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전 차장은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54·구속기소)에게 이 전 특별감찰관, 박민권 전 1차관 등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간부들,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을 불법사찰하게 하고, 이를 우병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50·19기)에게 보고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지원 배제 명단을 작성하고 문체부에 전달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최 전 차장은 지난달 26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추 전 국장으로부터 이 전 특별감찰관 등 공직자를 뒷조사한 결과를 보고받은 사실이 있다"고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차장은 또 "우 전 수석에게 사찰 결과를 전달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지만, 국정원의 통상적인 공직자 동향점검 업무로 여겼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2일 추 전 국장을 구속 기소하면서 최 전 차장과 우 전 수석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불러 조사한 우 전 수석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