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산물의 판로를 찾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농촌테마공원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곳당 수십억 원씩 돈을 들여 만들어놨지만, 정작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치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전남 화순의 산골짜기에 조성된 심마니 농촌테마공원,
애초 인근에 산양삼이 많이 난다고 해서 판매 겸 홍보를 위해 마련한 곳이지만, 웬일인지 잡초만 무성하고 농산물 판매장은 굳게 문이 잠겼습니다.
입구 표지판은 망가져 있고, 산속에 있다는 약초원은 아무리 올라가도 보이지 않습니다.
50억 원이나 들였지만, 부실한 관리 끝에 방치된 겁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처음에 할 때는 약초랑 많이 심어놨어요. 그런데 나무 밑에 해 놔서 (다 죽었어요.) 돈이 참말로 썩었어."
경기도 여주의 쌀 테마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85억 원을 들여 텃밭과 판매장 등을 조성했지만, 워낙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찾는 발길이 없습니다.
이처럼 전국 농촌테마공원 가운데 하루에 불과 수십 명도 찾지 않는 곳이 수두룩합니다.
관할 당국인 농림축산부는 주먹구구식 집계에 의존해 제대로 현황 파악도 못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 "지난해 말 기준으로 (농촌테마공원에) 334만 명 정도 (관람객을) 받고 있거든요."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그나마 잘 운영되고 있다는 이곳 공원 역시 인적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연간 100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 인터뷰 : 영광군청 관계자
- "그게 약간 착오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직원이 체크를 하면서 너무 많이 해버린 것 같아요. 실제로 세지는 않았습니다."
전국에 문을 연 농촌테마공원은 44곳, 현재 짓고 있는 곳도 33곳에 이릅니다.
지난 2012년부터 4천억 원이 넘는 막대한 혈세를 퍼붓고 있지만, 취지와 다르게 찾는 이 없는 '유령공원'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이준희 VJ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