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생가 개방 중단 "사생활침해…방문객 때문에 돌담까지 무너져"

문재인 대통령 생가 개방 중단 "사생활침해…방문객 때문에 돌담까지 무너져"


문재인 대통령의 생가 개방이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경남 거제시는 13일 문 대통령 생가 집주인이 사생활 침해, 재산 피해를 호소하며 출입구를 봉쇄해 개방이 중단된 상태라고 전달했습니다.

문 대통령 생가에는 문 대통령 출생 당시 산파 역할을 했던 추경순씨(88)의 아들 A씨가 거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A씨는 최근 출입구에 철제 펜스를 설치하고 트랙터로 가로막았습니다.

철제 펜스에는 '이 집(문 대통령 생가)은 개인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입니다. 허락 없이 함부로 들어오는 일은 자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는 안내문을 부착했습니다.

A씨는 문 대통령 당선 이후 밤낮없이 찾아오는 방문객들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져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방문객들은 무작정 집안까지 들어와 사진을 촬영하고, 문 대통령 기를 받겠다며 돌담의 돌을 빼는 바람에 돌담이 무너지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A씨는 "더는 안되겠다 싶어 거제시와 면사무소에 기본적인 사생활은 보호할 수 있도록 요구했지만 뚜렷한 해법은 나오지 않아 개방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 이곳은 문 대통령 생가임을 알 수 있는 흔적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문재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제작해 부착한 아크릴 팻말과 생가 스토리가 담긴 현수막도 철거됐습니다.

방문객들은 어렵사리 집을 찾아도 거대한 트랙터와 가림막에 막혀 주변만 겨우 스쳐 지나고 있습니다.

거제시는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생가복원 등을 계획했지만 '현직 대통령인데다 출범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상태라 곤혹스럽다'는 당시 청와대의 의견에 따라 계획을 보류한 바 있습니다.

남정마을 생가는 함경남도 흥남 출신인 문 대통령의 부모가 1950년 6·25 전쟁 당시 피난을 와 정착한 곳입니다.

당시 생가는 흙벽돌 초가집이었으나, 현재는 슬레이트 지붕과 시멘트벽 구조의 집이며, 큰방과 작은 방 2개로 구성돼있고, 대지는 240㎡ (50여평) 규모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