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보였던 제5호 태풍 '노루'가 미세하게 방향을 틀어 일본 규슈(九州)에 상륙할 전망이다. 예상 경로대로 이동할 경우 우리나라는 6~8일 남해안과 동해안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보됐다.
4일 기상청은 "태풍 노루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일본 오키나와 동북동쪽 약 45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5㎞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루는 5일 오전 오키나와 북동쪽 약 360㎞ 부근 해역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6일 오전 제주 서귀포 남동쪽 약 390㎞ 부근까지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7일 새벽에는 일본 규슈에 상륙, 이 지역을 관통한 뒤 동해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태풍이 일본 지역을 지나는 상층 기압골에 이끌리면서 서쪽으로의 이동이 다소 지체됐다"며 "이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는 동쪽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예측됐다"고 설명했다.
노루가 한반도에 상륙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지만 6일부터 제주와 남부 및 동해안 지역에서는 강한 바람과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6일 오전 제주 남부와 남해 동부에, 7일 오후 남부지방과 동해, 강원도에 태풍경보를 발령할 예정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6~8일 전국에 다소 강한 바람이 불겠다"며 "특히 영남해안과 동해안에서는 초속 20m 안팎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때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한편 기압골의 영향으로 6일은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지방에 비가 오겠으며 제5호 태풍 노루의 영향으로 6일은 제주도, 7일은 전국, 8일은 경상도와 강원 영동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따라서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폭염도 잠시 주춤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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