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새와 충돌하는 것을 '버드 스트라이크', 조류 충돌이라고 부릅니다.
특히 엔진이 새와 부딪쳐 부서지면 추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요, 국내에서 처음으로 어떤 새가 항공기와 자주 부딪치는지 밝혀져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2009년 1월 15일,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
이륙 뒤 순조롭던 비행은 새떼가 기체를 강타해 엔진이 모두 정지하면서 악몽으로 바뀝니다.
비행기는 뉴욕 허드슨강에 비상 착수해 승객과 승무원 155명은 모두 목숨을 건졌지만,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버드 스트라이크, '조류 충돌'은 6만 5천 건.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92건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 2015년에는 287건에 달했습니다.
조류 충돌을 근본적으로 줄이려면 어떤 새가 항공기에 자주 부딪치는지 알아야 합니다.
국내 연구진이 2009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11개 공항에서 350건의 조류 충돌 뒤 남은 새 흔적을 수거해 유전자를 분석했더니 충돌 1위는 바로 '종다리'였습니다.
그 뒤를 멧비둘기, 제비, 황조롱이가 이었습니다.
수리부엉이 같은 멸종위기종도 빈도가 낮긴 하지만 이름을 올렸습니다.
연구진은 항공기와 자주 충돌하는 새가 덜 찾아오도록 공항 주변 들판의 먹이 환경을 바꾸는데 분석 결과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 인터뷰(☎) : 전주민 /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연구사
- "특정 식물이나 특정 곤충을 먹는다면 특정 식물을 심는 것을 자제하거나 제거함으로써 조류가 자주 찾아오는 환경을 바꾸게 되고…."
항공 안전의 골칫거리인 '조류 충돌'이 첨단 유전자 분석기법으로 해결책을 찾을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